박방영 화백 ‘천연의 획(劃)’展

오는 7일부터 21일까지 아리수갤러리에서 열리는 ‘천연의 획(劃)’ 개인전에서 박방영 화백은 유년기를 담은 ‘인연’ 작품을 선보인다.

서예 서양화 동양화 함께 공부
서양화 기법에 동양 정신 담아

먼 원시 동굴 벽화 보는 듯한
그만의 독특한 예술영역 구축
문자일까, 그림일까 아리송해

그림일기 같은 작품 앞에 서
‘숨은 그림’ 찾는 재미 솔솔

“그에게서 전해져오는 분출하는 강렬한 역동성과 자유함, 호방함과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구도와 기법, 마치 추사의 명선(茗禪)을 보는 듯한 힘 있는 붓 놀림! 때로는 이집트 신전의 상형문자를 보는 듯, 다시 해학 넘치는 조선시대의 민화를 보는듯한 역동성이 내재된 그의 작품세계는 한마디로 경이다(김가배 시인).”

“생체 활동형 내와도 같고 인체지도와도 같은 그의 글씨·그림에서 어딘지 일견생소하면서도 확고한 아시아 동부의 예술인종의 DNA를 느끼게 됨으로써 어쩌면 경칩(驚蟄) 같이 새로운 계절의 참신성을 안겨준다(석도륜 미술평론가).”

“서양회화(그림)와 동양의 글씨라는 아카데믹한 미술의 토대이면서도 민화에서 통하는 원시예술적인 맛이 있다(야기하시요시오 일본 BIKARA 아트디렉터).”

원시 동굴 벽화를 보듯 문자와 그림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영역 ‘한국의 원시예술(Korean Primitive)’을 구축한 박방영(63) 화백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가들이다.

세한대 조형문화과 교수 출신인 박방영 화백이 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아리수갤러리에서 ‘천연의 획(劃)’을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박 화백은 회화를 전공하였으나 일찍이 서예를 시작한 덕분에 그의 그림에는 먹의 일필휘지의 기운들이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등학생 때 전국학생서예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할 만큼 어릴적부터 서예실력이 남달랐다. 이후 홍익대에서 서양화로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에서는 동양화로 전공을 바꿔 수료한 이색적인 이력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 유학 시절, 서양화의 기법에 동양의 정신을 담기로 하고, 장지와 먹을 이용한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 서울과 전주를 비롯해 미국과 독일 등 국내외에서 2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지에서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박 화백의 작품 가운데에는 불교, 특히 사찰과 관련된 작품도 적지 않다. 해남 미황사 자하루미술관 개관식 때 박 화백은 미황사의 창건설화와 함께 현재의 모습을 함께 담은 작품을 선보였으며, 현재 미황사 일주문 현판을 작업중이다. 주요 작품마다 적지 않게 사찰 전각 등이 표현돼 있다.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박 화백은 고향 친구들과 부안 내소사와 월명암, 매창 시비, 채석강 등지를 함께 다니면서 느낀 감상을 그림과 함께 글로 표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박 화백의 유년기를 담은 ‘인연’ 작품이 있다. 그림일기 같기도 한 이들 작품 앞에 서서 수수께끼를 풀 듯 사찰과 물고기와 새 등 다양한 숨은 그림을 찾아보는 것도 이번 전시회의 재미 가운데 하나다.

‘I SEE YOU’라는 작품은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견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박 화백은 곧 내가 본다는 의미의 ‘I SEE YOU’가 보는 것을 안다, 보는 것이 나이며, 이를 아봐타에서는 곧 나는 널 사랑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는 것이 나고, 보는 것을 통해 사랑하고, 보는 것을 통해 절대적 자아를 깨닫는 것이 곧 견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역사(205×145cm) 작품을 비롯해 ‘내 친구들’ ‘사랑해’ ‘산간목석죽과 놀며’ ‘한옥북촌관람’ ‘山風河花木’ 등 25점 내외의 작품이 선보인다. 전시회 주제는 ‘천연의 획’이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예술도 꾸밈 아닌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천연의 획’이라는 주제를 정했습니다. 사람도 그렇듯이 처음에는 자신을 가꾸다가 황혼기에는 꾸밈보다는 자연스런 모습을 선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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